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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삶에도 인디가 필요하다

삶에도 인디가 있다#3-한받의 <구루부 구루마>

 

 

곳(場)/간(間)/들(多)<5>


 

삶에도 인디가 있다#3

 

 

 

한받의 <구루부 구루마>

 

 


<아마추어 증폭기>, <야마가타 트윅스터>, <눈의 피로>등 여러 이름을 변주하며 활동하고 있는 음악가 ‘한받’. 그는 음악가로서의 뿐만 아니라 홍대 인디씬의 정체성에 관한 문제제기를 통해서 자립이라는 태도를 수면 위로 끌어올린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

여러 지평 속에서 주목하는 것은 한받의 삶 속에 내려앉아 마침내 삶과 음악이 구분되지 않는 ‘인디적인 것’이다. <아마추어 증폭기>에서 <야마가타 트윅스터>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다양하게 변주하면서 한받은 개인의 고독과 기쁨에 관한 노래가 아닌 타인의 고통과 기쁨을, 춤이라는 매개를 통해 관객들과 공유함으로써 그것을 노래-춤-노동으로 승화시킨 바 있다.

이 작업 이후 그는 타인의 고통과 기쁨을 함께 나누는 것을 넘어서 자신의 일상을 통째로 거리로 들고 나온다. 그 작업이 <구루부 구루마>이다. 한받은 홍대 인근으로 <구루부 구루마>를 끌고 나와 동료뮤지션의 음악을 거리에서 틀거나, 음반판매 및 공연을 한다.
클럽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벗어나 일상을 바깥으로 연결시키면서 걷고, 멈추며 말을 건넨다.

그의 행보를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은 한받이 중요하게 말하는 ‘자립’이 특수한 체계 속에서만 성립되는 것이 아니라(즉 인디가 특수한 대상이 되는 것이 아니듯이)삶속에서 일상적으로 자립하기를 일구어내는 것(삶속에서 일상적으로 인디를 일구어내는 것)이 가지는 의미이다. 그렇기에 <구루부 구루마>는 한받의 삶 자체가 고유한 울림으로 다른 이들의 삶속에 스며드는 움직이는 ‘곳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