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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문학의 곳간

한 사람이라는 우주, 삶이라는 경이 <김연수, 세계의 끝 여자친구>

한 사람이라는 우주, 삶이라는 경이 <김연수, 세계의 끝 여자친구>

 

 

어제 <문학의 곳간> 두 번째 문을 열었습니다. 각지에서 각양의 사람들이 모여 '문학'을 매개로 나눔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총 열 네분이 함께 해주셨습니다. 새삼스러운 표현입니다만 3시간 이상 생생한 '라이브'로 이루어진 시간이라 생각합니다. 그 현장의 충만함을 복기하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말입니다. 이날의 프로그램을 간단히 알려드립니다.


<문학의 곳간> 2회 프로그램

 

1부


1. 문학의 곳간 : 여는 말

처음 오신 분들이 많은 자리인 터라 <문학의 곳간> 취지를 다시 설명했습니다. <곳간> 팀이 아닌 지난 1회 때 박진수 님께서 <문학의 곳간>에 대해 비평해주신 글을 낭독해보았습니다. 앞으로도 <문학의 곳간>에 대해 재서술하고 또 비평해주시는 말을 귀하게 여기고 그것을 또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그리하여 이곳만이 아닌 곳곳에서 더 많은 <문학의 곳간>이 열릴 수 있기를 고대해봅니다.

2. 사귐 시간 : 근황을 통해 자기 소개

문학을 매개로 이루어지는 만남입니다만 무언가를 읽는 것보다 다른 만남의 형식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만남의 방식을 발명하는 것이 '문학적 순간'이기도 하니까요. 그것이 서로의 이력을 확인하는 사귐의 시간이 무척 소중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곳에 함께 모인 정황과 최근의 근황을 통해 각자의 삶의 이력을 얼핏 엿볼 수 있는 사귐의 시간이었습니다.

3. 한 문장 쓰기-나누기

김연수의 소설 <<세계의 끝 여자친구>>에 수록된 작품 중 가장 인상적인 문장이나 대목을 소개하고 그 문장을 매개로 대화를 진행했습니다. 다양한 소설들과 다양한 대목들이 선명하게 도드라진 시간이었습니다. 무엇보다 흥미로웠던 것은 모두가 자신의 '삶의 이력'으로 그 문장들을, 그 대목들을 길어올리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작품 분석'이 아닌 전혀 새로운 방식의 읽기-나눔이 이루어졌던 '문학적 순간'이었습니다.
(그 내용은 다시 정리 해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4. 소설 나누기

소설을 읽으면서 느낀 감흥들, 미처 낚아채지는 못했지만 깊은 잔영으로 남아 있는 소설의 결을 더듬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소설을 읽으면서 들었던 궁금증에서부터 떠올린 생각들, 이미지들을 자유롭게 주고받으며 모두가 묻고 모두가 답한 시간이었습니다.

2부

1. 별강

생황예술 모임 <곳간>의 공동대표이자 문학평론가이기도 한 김대성 님께서 <한 사람이라는 우주, 삶이라는 경이>라는 주제로 30분정도의 별강이 있었습니다. 차후 별강문 전문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미리 배포된 별강문 자료와 다르면서도 이어지는 '입말'은 기기의 오작동으로 녹음이 되지 않았다고 하네요.

2. 별강에 대한 질의 토론

별강에 대한 질의 토론보다는 별강을 들으며 느낀 점과 떠올린 생각들을 나누는 시간이었습니다.

3. '아름다운 사람'에 관해 쓰고 나누기

감사를 갚지 못할 때 영혼이 성숙한다(짐멜-김영민)고 하지요. 사람을 키우지 않는 사회 속에서 나를, 너를, 우리를 성숙할 수 있도록 도운 사람을 기억하고 또 글로 남겨 기록하고 그것을 다시 나누었습니다. 그들을 기억하고 또 기록하는 행위만으로 세상이 조금 더 아름다워진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미처 생각해보지 못한 아름다운 사람을 떠올리거나 발견하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4. <곳간> 살림 나눔

생활예술모임 <곳간>은 '곳간의 살림'을 꾸리고 있습니다. 음반(인디음반과 가내수공업 음반 포함), 각종 서적(독립출판 서적 포함), 예술작품 등 각종 전시, 공연, 장소와의 만남을 통해 수집/구매/기증/교환한 살림들을 목록화해 그것을 다시 나누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날은 <문학의 곳간> 3회 대상 작품이기도 <<비자나무 숲>>을 권여선 소설가로부터 직접 서명 받아 참석자 한분께 선물했습니다. 소설가 최은순 님께서 귀한 발걸음을 해주시고 김연수 소설의 떨림에 대해 진중하게 이야기해주신 터라 기쁜 마음으로 소설집을 선물했습니다. 그리고 최은순 님께 3회 짧은 별강을 부탁드렸습니다. <문학의 곳간> 3회는 최은순 소설가의 별강으로 시작합니다. 그렇게 <곳간의 살림>이 말을 열고 또 사람을 만나게 하는데 보탭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