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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두 개똥벌레 2013. 9월 18일 zero festival

ZERO Festival main stage(재미난 복수 'BEYOND ZERO') 공연에서 음악가 KIM IL DU 김일두는 무대에 올라 반주 없이 자신의 목소리로 <개똥벌레>를 완창했다.

우리는 이날(2013.9.14) 부산대 정문 앞에 도착하자마자 엄청난 사운드에 압도되었다. 가설무대에서 '터져나오는' 사운드는 무척 좋았고 연주력도 출중했으며 무엇보다 곡들이 좋았다. 십년 간 부산에서 활동하고 있는 실력파 얼터너티브 ...밴드 <Unchained>와 다국적 밴드 <White reed caravan>를 거쳐 김마스타가 이끄는 <서울블루즈>에 이르기까지 막강한 화력, 버라이어티한 무대, 화려한 연주로 무대를 압도했다. 거리의 관객들은 점점 달아올랐다. 그리고 이어 '삼김시대', 김태춘, 김대중, 김일두의 무대가 이어졌다. 우리는 김일두가 무대에 올라 노래를 시작하는 순간 '거리 공연'의 '조건' 혹은 '태도'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무엇이 거리 공연을 가능하게 하는가? 음악가는 어떻게 정주하지 않고 거리에서 흐르는가? 또 어떻게 자신의 음악으로 거리를 흐르게 하는가? 그 동력은 화려한 연주나 다채로운 음악의 구성, 막강한 사운드에 있는 것이 아니었다. 김일두는 자신의 노래가 아닌 오랫동안 좋아해온 한돌의 <개똥벌레>를 아무런 연주없이 완창했다. 우리는 이 음악가로부터 어떤 메시지를 전달 받았다. 오직 기타 하나와 자신의 목소리만으로 노래하는 음악가는 커다란 무대 위에서 작아보이기는 커녕 거인처럼 보였다. 그의 노래는 이미 조성되어 있는 어떤 흐름과 분위기를 뚫고 나갔다. 그렇게 노래가 흘러 거리(공연)의 흐름을 바꿔버렸다. 한곡의 노래 속에 음악가가 있었다. 그의 삶의 질감과 태도가 흐르고 있었다.